인체의 구조와 건강

“구조가 기능을 결정한다.”는 생물학적 언명은 불변의 진리다.

병원은 인간의 주거 공간으로 적합하지 않으며, 학교는 병원으로 사용할 수 없다.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병원, 아파트, 학교 건물이라 하더라도 어떠한 구조를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 기능의 차이는 다르게 나타난다. 비단 사물의 구조뿐만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물의 구조 또한 마찬가지이다. 여자와 남자의 구조는 다르다. 다른 만큼 성격과 사고방식 또한 차이가 있다. 남녀의 뇌구조 또한 같지 않기 때문에 여건에 반응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

구조가 단순하면 기능도 단순하다.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유기체일수록 구조에 문제가 있게 되면 바로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 인체(人體)는 지구상의 그 어떤 생물보다도 잘 발달된 섬세한 구조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신체적 구조에 문제가 있게 되면 고통을 수반하는 질병 또는 기능적 장애가 즉각 우리 몸에 나타난다. 병원을 찾는 대부분 환자들의 병은 신체의 구조적 결함으로부터 발생한다.

구조적 문제의 발생 원인은 우리들 신체가 균형과 중심을 잃어버리는 데에 있다. 우리 몸이 바른 자세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상하 좌우의 대칭적 조화가 깨지기 때문이다. 이 부조화는 먼저 인체의 주춧돌이라 할 수 있는 골반의 뒤틀림으로 시작된다. 특히 앉아 있는 자세가 바르지 않을 때, 한 쪽 발을 꼬고 앉을 때, 푹신한 소파나 의자에 장시간 앉아 있을 때, 고개를 숙이고 컴퓨터 모니터나 책을 볼 때 골반은 뒤틀리게 된다. 그 밖에도 한 쪽 팔로 무거운 짐을 오래 습관적으로 들고 다녔을 경우에, 넘어지거나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지면서 골반을 다쳤을 때, 한 쪽으로만 옆으로 누어서 잠자는 습관을 가지고 있을 때.... 등등 이러한 경우에 골반은 쳐지거나 뒤틀리게 된다.

일단 골반이 주저앉거나 뒤틀리게 되면 그 영향은 몸 전체에 미친다.

한 건물의 주춧돌이 잘 못 되었을 때에도 그 여파는 건물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주춧돌 하나가 제 기능을 상실하게 되면 그 하중을 다른 기둥들이 떠맡게 된다. 기둥이 많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문제 있는 기둥 위쪽부터 조금씩 함몰되기 시작한다. 인체의 경우에는 골반이라는 주춧돌 하나에 그것을 받쳐주며 움직이는 발이 둘 있다. 안락한 소파나 의자는 골반에 해롭다. 여기에 오래 익숙해지다 보면 골반이 엉덩이 아래로 무너져 밀려나 게 된다. 그렇게 되면 등판은 굽고 뒤로 제켜지게 되며, 척추에 문제가 생기거나 허리가 꺾이는 기이한 모습을 하게 된다.

현대인들 대부분의 자세를 보면 앞으로는 골반이 벌어져 있고 뒤로는 함몰되어 있다. 그래서 발을 벌리고 걷게 되고 엉덩이는 아래로 처져 있다. 신발은 바깥쪽부터 심하게 닳는다. 등판은 뒤쪽으로 휘어 있으면서 가슴은 옹색하게 오그린 모습을 하고 있다. 양 어깨는 안쪽으로 휘어져 가슴팍이 좁혀져 있다. 생활습관이 만들어 낸 인체의 구조변화인 것이다. 이러한 몸의 구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폐기능이 약화되어 감기에 잘 걸리며, 부정맥이 있거나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 그렇지 않는 경우에는 고혈압, 당뇨, 심하면 갑상선 등 심리적 안정을 취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

이 모두가 뒤틀리고 무너진 골반으로 요추, 흉추, 경추에 문제가 생긴 까닭이다.

한 마디로 몸의 중심이 무너져 일어나는 현상인 것이다. 이러한 치우친 몸의 중심을 바로 잡고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중(中)의 자리를 찾아 몸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나온 수련법이 우리 민족의 전통 심신수련법인 국선도이다. 몸이 무너지고 중심을 잃게 되는 것은 몸 스스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몸을 다스리는 마음에 빈틈이 있을 때 자세에 문제가 생긴다. 몸이란 마음의 거울이며,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몸의 건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마음을 바로 하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마음을 바로 잡는다는 일이 쉽지 않다. 마음이 어떠한 상태로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지 조차 알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안다고 해도 이를 바로잡는 일이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잘 못된 마음씀씀이로 인하여 중심이 흐트러진 몸을 먼저 다스려서 보이지 않는 마음을 다스려 나가는 “수신연성(修身煉性)”의 수련을 하는 것이다. 보이는 것을 통해 마음의 상태를 읽고, 마음을 내어 몸을 바로 잡아가는 수련법이다.

건강한 인체 구조는 활기찬 삶을 제공해준다.

한 치도 치우치지 않는 바른 자세와 바른 마음만이 .... 건강을 유지시키는 첩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