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 수련 체험

여의도 수련원 중기단법 전편 수련 중인 71년생 구민회입니다.

우선, 국선도 입문(2015. 8. 초순)하기 전에 생긴 제 삶의 일부분(첫 번째)에 대해서 말씀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상주에 사시는 아버지께서 작년 12월경 엄지손가락에 피부암이 생겨 서울대병원에서 피부 이식수술을 하셨고, 올해 1월경에는 전립선에 이상이 생겨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셨고 현제 두 병에 대해서 주기적으로 검진을 하고 계십니다. 아버지께서 피부암과 전립선 비대증 수술 무렵에 저는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업무를 익혀야 되고 장남으로서 아버지 병 간호도 맡아서 했습니다. 그러던 중 업무는 업무대로 힘들고 병간호도 힘에 겨워 3월 초에 휴직을 했습니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기에 정신적으로 우울했고 지칠 대로 지쳤습니다. 걱정에 잠 설치는 날이 많아졌고 음주에 의존하면서 하루, 하루 보냈던 지옥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러다가 제 몸마져 망가지겠다 싶었습니다. 제 직장일보다 아버지 병 고치시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했습니다. 휴직하고서 서울에 가족을 둔 채 상주집으로 가서 아버지 병간호와 농사일, 서울대병원 검진 받는일을 3개월 정도 도와드렸습니다. 다행히 아버지께서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고 저도 건강이 조금 좋아져 올 7월 초에 복직을 했습니다.

아버지의 병간호와 과중한 업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나서, ‘가장이고 아들로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살아야 되겠다. 건강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내 나이에 정신과 육체를 건강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 뭐 없을까하고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수련과 관련하여 국선도연맹 홈페이지를 알게 되었고, 퇴근 후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여의도수련원에 전화를 걸었고, 입문 전에 방문해서 원장님과 저의 건강상태(고지혈증, 고혈압, 수면부족 등)와 수련 방법에 대해서 말씀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국선도와 인연은 이러합니다.

다음은 국선도 수련 시작(2015. 8.월 초)부터 10월 초까지 2개월간 수련하면서 신체의 변화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합니다.

첫째, 뻣뻣하던 무릅과 허리가 조금씩 유연해지고 하체가 튼튼해지고 손가락과 발가락에 힘이 생기고 있습니다. 물론 평소에 사용 하지 않던 근육을 풀어주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으로 짜여진 전신운동을 하니 몸이 고달픕니다. 평소 운동이라야 주말에 동네 지향산 1시간정도 등산이 전부였으니 말입니다.

둘째, 등판 살과 아랫배 살이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얄팍해 졌습니다. 온 몸으로 운동하니 불필요한 지방이 사라진 것일까요?

셋째, 목과 어깨 근육의 뻣뻣함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넷째, 2개월 정도 수련하니 고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시, 제 삶의 일부분(두 번째, 올 10월 중순에 생겼던 일)을 얘기해야 될 것 같습니다.

중학교 1학년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격고 있는 사춘기가 도에 지나칠 정도로 심해졌습니다. 부모에게 하지 않아야 할 욕설을 하고 미운 짓을 골라서 합니다. 이로 인해 제가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고 사는 의욕도 없어지고 직장도 다니기 싫어졌습니다. 거의 2주 동안 잠이 안와서 새벽에 소주 1병씩 마셨고 출근 후 비몽사몽간에 간신히 일을 해냈습니다. 수면제와 정신안정제를 먹어도 별로 효과가 없었습니다. 수면 부족과 영양부족으로 몸무게가 8키로그램이나 줄어 들었습니다. 물론, 2주 동안 수련원에 가지 못했습니다. 술이 덜 깬 상태, 초췌한 몰골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 싶었습니다. 임시 방편으로 병원에 가봐도 해결 책은 없었습니다. 하체 근육이 뭉쳐오고 걷는 것 조차 힘들었습니다.

회사에 병가를 내고 수련원 원장님을 낮에 찾아뵙었습니다. 그 간 결원한 사정과 몸상태를 말씀드렸습니다. 원장님께서 살펴보시고 ‘그런 사정이 있고 몸이 아플수록 수련원에 와서 상담도하고 수련도 멈추면 안된다’, ‘숨에 집중하면 불면증과 알콜 의존증 고칠 수 있다. 숨에 집중해라, 숨이 끊어지면 죽는다’, ‘말을 적게하고 큰 숨을 쉬고 되도록 적게 움직여야 된다, 그래야 몸에 기운이 쌓인다’ 라는 말씀을 해 주시고 몸소 실천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지난 11월 2일부터 다시 재등록을 했습니다.

지난 11월 한 달 동안 정말 힘들었습니다. 몸은 탈진한 상태이고 다리 근육이 뭉쳐서 쥐가 나고, 술 생각도 나고..... 하지만 이겨내야한다고 다짐했습니다. 수련원은 매일 매일 다녔습니다. 새벽에는 술 생각을 이겨내기 위해 이불 속에서 호흡에만 집중했습니다. 출근하면 말을 적게하고 계속 호흡에만 집중했습니다. 몸이 이러하니 호흡에만 집중했습니다.

원장님의 지도와 수련으로 이제 건강도 어느 정도 좋아졌습니다. 식사, 잘합니다. 술, 몸에서 거부합니다. 잠, 누우면 듭니다. 기운, 생기고 있습니다.

10월 중순에 생긴 일로 마음으로, 머리로 느낀 점이 참 많습니다. 잃은 건강은 회복하기가 너무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 호흡의 중요성, 수련을 꾸준히 해야한다는 것, 욕심을 버리고 몸에 맞게 수련해야한다는 것, 한 가지 일을 다하고 다음 일을 생각하는 것,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멀리서 볼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마음을 비워야 순리에 접근한다는 것, 지금 숨쉬고 있는 나가 지금 나라는 것, 어른이란 마음이 넓어야 한다는 것...

나약한 사람으로 두서 없는 글을 쓰자니 부끄럽습니다.

원장님께서 보여주신 뜨거운 열정, 지극한 정성, 보살핌 감사합니다.

지면을 빌어 원장님께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국선도 훈과 수도강령을 머릿속에 되새기며 꾸준히 수련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집니다.

2015. 12. 16. 축시에

구민회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