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체험기

2015 여름 국선도 수련장을 찾았다.

처음 일 개월은 뭔지 모르게 즐거웠고 뭔가 수행자가 된듯한 기분으로, 이후로는 그 동안 고통이자 친구 같던 근3년간을 같이해온 공황장애를 극복하겠단 의지로 다니고 있다.

공황장애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생물에게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인간만이 갖는 정신작용들로 인한 마음의 병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운동이나 명상, 마음수련을 통해 나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바꿔나가면 병이 나으리라 믿었지만 혼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혼 전에 절대로 들통나지 않았던 결혼 후 숨어있던 나의 무의식적 성격들과 습관들이 쏟아져나오면서 5,6년간 차츰 쌓여간 불만, 우울감, 고집불통덩어리들이 내 몸과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 같다. 어쩌면 평생을 모르고 살수도 있었을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장애로 인해 알게 된 많은 것들에 참으로 감사하다. 그러나 큰 차도 없이 몸 여기저기가 아프고 마음도 가라앉지 않고 사람을 만나는 것 조차 쉽지 않아 반복되어 지쳐가던 어느 날 남편을 통해 국선도를 다니면 어떻겠냐는 말을 듣고 다닌 지 4개월에 접어들었다.

수련하는 동안 기분이 좋기도 하면서도 여기저기 뭉치고 많이 힘들기도 하여 원장님께 여쭤보면 그럴 때 마다 용기와 힘을 주시며 그러면서 또 좋아지는 거라는 격려의 말씀으로 한고비 한고비를 넘겨가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엔 잘못된 만들어낸 호흡으로 몸이 나빠지기도 하여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차즘 자연스런 나의 호흡을 통해 가장 문제이던 어깨 결림이나 등 가운데가 아픈 증상이 간혹 사라지곤 하는 것을 느낀다. 요즈음 변화라면 겨울이 다가오면 늘 추위에 시달렸었는데, 손발이 좀 따뜻해진 것 같다. 그리고 시끄럽거나 사람이 많은 곳에선 여전히 힘이 들었지만 거리를 걸을 때의 불안감은 많이 사라져 간다.

국선도 수련이 그냥 단순히 앉아서 고요히 숨쉬기만 하는데도 이런 변화가 온다는 게 그저 신기하고 감사할 뿐이다.

이제 너무나 미미한 변화이지만 앞서 수련하신 선배님들의 꾸준히 다니라는 조언과 항상 짧게라도 호흡에 집중하도록 하고 마음을 한곳에 아주 간절한 마음으로 모으고 또 모으라는 원장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자 한다.

첫 번째 승단을 통해 그 동안 무거웠던 나의 몸과 마음이 깃털처럼 가볍게 되길 간절한 마음으로 호흡에 집중하며 기도하겠습니다.

박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