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체험기

서현아

수련하는 게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느낌이 듭니다. 초반에는 몸이 어떻게 달라졌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여러 가지 변화가 빠르게 왔고, 변화가 눈에 보이는 만큼 수련에 대한 의욕도 생기고 기운이 넘쳤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변화 속도가 느려지고 힘없이 늘어진다거나 기운이 달린다거나 여기저기 아플 때가 많아지면서 일종의 슬럼프처럼 만사가 귀찮아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여전히 허리 쪽이 좋지 않고, 심장 쪽에 죄는 듯한 통증이 급작스럽게 밀려올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전에 비해 통증이 지속되는 시간과 빈도가 줄어드는 것 같긴 합니다.

그리고 정확히 측정해보진 않았지만 근육량이 좀 늘어난 것 같습니다. 수련을 시작한 후로 몸무게가 조금 줄어들었다가 어느 순간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그런데도 주위 사람들에게 오히려 살이 빠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옷 사이즈도 전혀 변한 것 없이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근력도 조금은 강해졌다는 걸 실감합니다. 특히 하체 쪽의 변화를 많이 느끼는데, 처음에는 행공을 할 때 서 있는 자세로 있게 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리가 아파와서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행공 시간의 절반 이상을 서 있어도 견딜 만합니다. 외공을 할 때도 처음 외공을 배웠을 때에 비해 중심이 잘 잡히는 걸 보면 하체 힘이 확실히 좋아진 것 같습니다. 국선도 수련은 힘을 쓴다기보다는 유연성과 정적인 측면이 많이 강조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유연성은 물론이고 이렇게 몸에 힘까지 붙어가는 걸 보면 신기합니다.

최근에는 자세를 바로잡는 일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몇 달 전 외공 수련을 하다가 서 있는 자세가 왼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고 등, 허리 쪽 근육도 왼쪽이 더 발달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양쪽 다리 길이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고, 발도 왼발이 오른발보다 조금 큰 상태였습니다. 그 후로 조금씩 신경을 쓰다보니 평소에도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무의식적으로 왼쪽에 무게중심을 두는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원장님께서 허리, 신장 쪽이 좋지 않은 것이 여기서 기인한 측면도 있고 이런 자세라면 간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고 말씀하셨던 만큼, 바른 자세를 만들어가기 위해 계속 노력하려고 합니다.

사실 승단을 하는 것이 언젠가부터 부담스러워졌습니다. 그럴 만한 실력도 자격도 없는 것 같고, 수련을 열심히 하기는커녕 하루 1시간 20분만 겨우 때울 뿐인데다 최근에는 결석도 꽤 했고, 제대로 공부하지 않아 그렇겠지만 이론적인 부분은 몇 번을 들어도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산을 오를 때 높이에 따라 보이는 풍경이 달라지는 것처럼 승단을 통해 달라지고 얻게 되는 것들도 있다는 원장님의 예전 말씀을 기억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승단을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수련 체험기를 쓰는 것은, 제 생각과 판단으로 거부하기보다는 원장님의 판단을 믿어보자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다른 건 아직 모르겠지만 우선은, 앞으로 더 열심히 수련하는 계기로 삼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