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멘토 국선도

 12/02/07   박 순희

오늘은 55년 만에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이 -17도를 기록했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영하 10도만 넘으면 외출을 하지 않았는데, 이 추운 날에도 나는 얼굴을 둘러싸고 어김없이 국선도 수련원에 갔다. 전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러나 국선도를 하면서 달라졌다.

국선도 처음 시작은 2007년 여름이다. 1년여 동안 걸르지 않고 잘 나가다가 2008년도 10월 유럽 여행을 다녀 오고난 후 에 하루 이틀 빠지다가 그만 두게 된 후 3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 3년의 세월은 나한테 고난의 시간이었다. 목에 무언가 걸린 것 같이 소화가 도지 않아 1년이 넘게 고생을 하였다. 위 내시경을 해봐도 이상이 없는데 왜 그런지 몰랐다. 면역력이 떨어져 몸이 과민하게 반응을 한 것이다.

위가 괜찮아질 무렵 얼굴에 화장품 트러블이 생기면서 그 좋던 피부가 벌겋게 되고 오돌토돌한 것들이 생기기도 하고 외출하기가 겁이 날 정도로 변해 이곳저곳 유명하다는 피부과를 전전하였다. 내 몸이 과민하게 변해 버린 것이다. 얼굴 때문에 또 1년여를 고생하다가 조금 좋아지나 싶었는데 그 무렵 갑자기 왼 팔 근육이 아프기 시작했다. 정형외과를 여기저기 찾아다니면서 스테로이드도 많이 맞았다.

팔의 통증으로 시달리던 차에 시동생인 여의도 수련원장님의 권유로 다시 국선도를 시작하게 되었다. 3년 전보다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 둘 수련을 하면서 실감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수련은 따라서 한다고 해서 조아지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절실하게...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해야 수련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수련 3개월째 지나면서 조금씩 슬럼프에 빠지기 시작했지만 전에 그만 둔 경험이 있어서 나 자신을 달래며 극복을 했다.

무조건 원장님이 시키는 대로 힘을 배면서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따라 했다.

하루하루 지루하기도 하고 힘도 들었지만 성실하게 수련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매일매일 조금씩 빠지지 않고 수련하는 일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아픈 왼 팔의 운동량이 많아지게 되고 팔에 힘도 생기게 되었다.

이제는 행공을 할 때에 전과는 달리 조금한 마음이 많이 없어지고 동작에 들어가면 편안해지고 고요해 짐을 느낀다.

결국 잘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이 의지하고 매달릴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국선도를 잡았다.

이제 여렵게 잡은 국선도를 놓지 않고 꽉 움켜쥐고 내 삶을 끝까지 살아가고자 한다.

언제까지나 국선도는 나의 멘토가 되어줄 것을 믿는다.

정성을 다해 지도해 주신 원장님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