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 수련 체험기 

   형제처럼 지내는 가장 절친한 후배가 자기도 지인의 권유로 국선도 수련을 시작을 하였는데  몇 개월 해보니까 정말 좋은 운동이고 심신을 다 아우르는 이상적인 수련법인 것 같다고 나에게도 강권을 하다시피 권유하였다. 나를 위해 진심으로 권하는 말에 사실 일종의 민족주의적인 사상인 깔린 운동 같은 이름에 약간의 거리낌도 있었지만 2006년 9월에 종로 3 가 본원에  등록을 하였다. 49세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 발견되어 약을 먹게 되었고 몇 년 후엔 당뇨도 발견되어 다이어트를 해서 몸무게를 줄일 만큼 줄이고 걷기와 중량운동도 꾸준히 해서 혈압은 잘 조절되었는데 혈당은 조금씩 올라가 130~150 mg/dl이 되어 추가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되나 걱정하던 차였는데 한 번 더 다른 방법을 구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국선도 수련을 시작하기로 결심 한 것이다.

     수련 시작 전에 태극기와 국선도 상징인 듯한 푸른 원에 합장하면서 경례를 하고 구호를 외치는 것이 다소 생소하고 어색하기도 하였지만 지도하여 주는 수사님들이나 법사님들의 태도가 아주 겸손하고 부드럽고 열심인 분위기에 안도와 신뢰가 가서 처음 가졌던 어색함과 의구심이 없어지고, 실제 준비운동과 행공, 정리운동을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엔 손가락, 발가락으로 지탱을 할 때 너무 아파서 힘들고 어려운 동작이 제대로 안되면 내 몸 상태에 대해 실망을 하였지만 차차 적응이 되고 점차 호흡을 배우고 기가 생기는 느낌이 들어 일종의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운동을 마치고 계단을 내려올 때 늘 팔자걸음처럼 바깥으로 벌어져 있던 왼쪽 발이 똑바로 놓아지고 무릎이 안쪽으로 방향이 꺾인 듯한  느낌이 오면 이 운동이 확실히 몸의 체형을 바꾸는 힘이 있구나 하는 것을 체험하였다. 3달 정도 수련을 하였을 때 매주 6일을 빠지지 않고 2주 연속 수련을 한 후 공복 시 혈당을 측정해 보니 109mg/dl 정상이 나와 수련이 확실히 당뇨에 효과가 있다는 증거를 본 것 같아 더욱 국선도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직장과 집에서 먼 곳이지만 처음 몇 달 동안은 성의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빠지지 않으려고 1주에 4-5회 출석을 하며 열심히 하였다. 3일을 연속 수련을 하면 어려운 자세나 동작을 할 때 확실히 좀 더 잘 되고 기(氣)도 조금씩 더해지는 느낌이 생기고, 하루, 이틀 거르고 나가면 기(氣)가 생겼다가 다시없어져 이 전 상태로 되곤 하는 것을 느끼면서 빠지지 않고 수련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2007년부터 직장의 운영자가 바뀌면서 분위기가 점차 어려워져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지고 수련에 장기간 빠지게 되면서 계속하는 것이 힘들어져 6개월 이상을 못하고 되었다. 그래서 국선도 수련을 계속 하려면 집에서 가까운 수련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여의도 수련원을 수소문하여 옮기게 되었다.  

     여의도 수련원은 본원보다 너무 작고 천장도 낮아 처음엔 아주 답답한 느낌이 있어 다시 본원으로 돌아갈 까 하는 생각도 났었다. 수련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때론 시작하고 끝나는 시간도 정확하지가 않아 시간 맞추는 것도 불편하고 약속시간이 있을 때는 조바심이 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차차 이곳 분위기에 익숙해져 요즘엔 오히려 내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나와 혼자 수련도 하고,  시간 나는 대로 잠시 들러 준비운동만 하고 가기도 하여 미안할 때도 있다.

     또한 더 좋은 것은 수련생이 많지 않으니 원장님의 지도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본원에서 지도받지 못했던 수련 동작 각각에서 주의해야 세심한 부분들과 그 배경에 대한 이야기도 듣게 되어 생각을 하면서 수련을 하게 된 것이다. 특히 각 동작들을 완벽하게 하려고 무리한 동작을 하지 말고 우선적으로 호흡을 안정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듣고 그동안 잘못한 것을 깨닫게 된 것인데 이 부분은 나의 조급함과 지나친 완벽성으로 시정이 잘 안 되는 부분이다.

     이제는 수련 초기 가졌던 국선도에 대한 마술적인 환상은 없어진 것 같다. 많은 경우 뭔가 새로운 것을 접한 후 처음엔 신선한 느낌과 희망을 가지게 되어 일방적인 짝사랑과 허니문 시기를 겪게 되는데 그런 느낌은 좀 정리된 것 같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제대로 매일 수련하지 않고 1주일 중에 며칠 좀 하고 있다는 것으로는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없다는 상식적인 생각을 다시 새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남의 탓이나 환경을 탓하고 제대로 하지 않으면 역시 수련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는 것이다.

     요즘도 수련을 매일하지 못하는 처지라 혈당은 예전과 같이 아직 높게 나오는 상태이지만 꾸준히 매일하게 되면 언젠가는 혈압과 당뇨뿐 아니라 나의 심신전체가 더욱 건강해 질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수련을 하려고 한다.

     한 가지 더 하고 싶은 말씀은 사실 수련을 그렇게 열심히 하지 못한 것 같은데 급수가 올라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원장님의 지도 원칙 상 나름대로 기준을 가지고 하시는 것 같지만 한 단계를 그렇게 잘 숙달한 것 같지 않은데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것 같아 약간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 원장의 말씀은 한 단계에 너무 오래 있으면 오히려 정체되고  완성된 상태가 아니래도 상급 단계 수련을 하면 아래 단계에서 안 되었던 것이 오히려 잘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믿고 따르기는 하는데 좀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인 것도 같다.     

 2009.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