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속 수련의 원리

신화는 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스 신화는 인간의 가부장적 경험을 토대로 하여 인간과 자연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한 현상들에 대해 설명을 해 놓은 것이다.그것은 인간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재미있다. 모두가 그럴듯하다. 우리가 잘 아는 제우스 신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 그런데 그리스 신들은 성적으로 좀 문란하고 복잡하였다. 그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자신의 어머니인 가이아와 결혼하여 제우스를 낳았다. 그리스 신들은 견공(犬公)들과 같이 자유롭게 근친상간을 하며 살았던 것 같다.

제우스 또한 부모의 피를 그대로 이어 받았던지 여자 문제가 매우 복잡하였다. 헤라 외에도 많은 여인이 있었다. 그는 데미트라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페르세포네를 낳았다. 그런데 이 꼬마가 성숙한 처녀가 되자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와 관계를 맺고 비극의 신 디오니소스를 낳았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의 사랑을 독차지 하였다. 그런데 제우스의 권좌를 호시탐탐하던 타이탄들이 제우스를 골탕 먹이기 위해 그가 가장 사랑하는 디오니소스를 유괴하여 지상으로 데리고 왔다. 괴물 타이탄들은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가 자신의 아버지, 우라노스를 낫으로 죽일 때 생겨난 존재들이다. 즉 잘려진 아버지 남근이 하늘에서 떨어질 때에 그 피가 땅에 떨어지면서 복수의 여신들과 함께 태어난 괴물들이 타이탄들이며, 바다에 떨어진 남근 주변의 거품에서는 아프로디테가 태어났다. 

이 타이탄들은 유괴해 온 디오니소스를 그늘에 누여놓고 있는데 아이의 허벅지 살이 너무 하얗고 부드러워 먹음직스러웠다. 그래서 조금씩 살을 떼어 먹다 결국 살이란 살을 죄다 먹어치우게 되었다. 이를 하늘에서 본 아테네 여신이 황급히 내려와 디오니소스의 심장을 가지고 하늘로 올라가 아버지 제우스에게 보고를 했다. 제우스는 분노하여 벼락으로 타이탄들을 한 순간에 검게 태워 흙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후일 이 흙을 가지고 인간을 만들게 되었다. 그래서 인간은 디오니소스적인 신적 요소와 괴물 타이탄의 요소, 즉 동물적인 악의 요소 두 가지를 다 함께 갖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인간’을 의미하는 "anthropos"는 ano( άνω  위로, 하늘로)에다 throsko(θρώσκω 도약하다), 즉 "하늘로, 신적인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존재"라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그리스인들은 고대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부를 때 kardia mou, 즉 my heart라고 한다. 서양인들도 sweet heart란 말을 잘 쓴다. 아테네 여신이 디오니소스의 심장을 구한 것은 그곳에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심장은 인간에게도 영혼이 거주하는 곳, 즉 생명을 의미하였다. 이러한 인식은 동양 문화권에 있어서도 다를 바가 없었다.  심장을 뜻하는 心(마음)은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형이상학적 개념으로 오랜 세월 사용되어 오고 있지 않는가.

마음이 불편하면 가슴이 편치 않다.

마음의 상태는 심장의 상태다. 마음은 심장을 통해서 자신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느끼게 해 준다. 마음이 편하면 정신 또한 건강하다. 정신(psyche)은 그리스 인들에게 있어서 숨, 호흡, 목숨을 의미하였다. 그것은 심장 속에 깃들여 있었다. 마음이 편하면 숨은 안정되며 고르게 된다. 가픈 숨을 몰아쉬는 때는 언제인가? 마음이 떠 있을 때, 정신이 긴장해 있을 때, 심신이 자신의 페이스를 잃게 될 때이다.

마음이나 정신, 몸, 호흡은 서로 다르지만 하나이다.

그 어느 것도 독립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선도에서는 몸을 다스리는 조신(調身)과 호흡을 다스리는 조식(調息: [호흡 息은 글자 그대로 나(自)의 마음(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다스리는 조심(調心)을 수련의 3대 원리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