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만도 못하다.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목줄이 몸을 파고드는 고통스러운 상태에서도 새끼들을 헌신적으로 돌본 어미개의 사연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일 광주 동부소방서에 따르면 19일 오후 3시30분께 광주 동구 산수동 장원초등학교 인근 낙엽더미에 강아지 5 마리와 어미개 한 마리가 살고 있으니 살려달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수북하게 쌓인 낙엽더미에 찾기 힘들 정도로 조그만 구멍이 있었고 그 안에는 어미개 한 마리와 새끼개 5 마리가 함께 살고 있었다.

입구에는 어미개가 지키고 있었는데 목에는 어렸을 때 주인이 채운 것 같은 목줄이 매여있었고 목줄이 살을 파고들어 식도가 보일 정도로 출혈이 심각한 상태였다.

구멍 깊숙한 곳에는 태어난지 20일 정도 돼보이는 새끼들이 함께 있었으며 모두 어미개와는 달리 살이 포동포동하게 찐 건강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광경을 지켜본 소방관들은 자신도 목이 아파 정상인 상태가 아님에도 안락하고 포근한 집을 만들어 새끼들을 헌신적으로 키우고 있는 어미개의 모정에 감동을 받았다.

현장에 출동했던 김용완(48) 소방장은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새끼들을 낳고 보호한 어미개가 놀랍다"며 "자식들을 버리는 부모들이 늘고 있는 요즘 세상에 우리 인간이 다시 한번 모정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감동을 전했다.

구조대는 어미개의 목줄을 제거하고 개들을 안전하게 구조한 뒤 전남대학교 동물병원에 인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