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머리는 작다.

그래서 둔한 사람을 가리켜 "새대가리"라고 부른다.
이런 표현은 분명 기분 나쁜 말이다. 상대를 비하 하는 욕이기 대문이다.

새는 비록 머리가 새 머리지만, 머리가 가볍기 때문에 하늘을 나를 수 있다.

머리가 무거워 날지 못하고 빌딩 숲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그 시야가 새와는 달리 매우 좁다. 그래서 계곡(谷)에 있는 사람(人), 즉 "俗人(속인)"이라는 말을 듣고 살아간다.

그러나 머리를 새머리처럼 만들지는 않더라도, 새머리 같은 가벼움을 느끼며 살 수는 있는 길이 인간에게도 있는 것 같다.

머리가 무거운 것은 생각이 깊고 지혜가 많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사려 깊고 지혜로운 이들은 잡다한 상념과 번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기 때문에 머리는 크나 무겁지 않아 새머리와 같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그리고 물처럼 ... 雲兄水第처럼 살아가는 현자들은 그 무엇에도 걸림이 없이 살아가는, 상허하실의 대표적인 새머리를 가진 이들이 아닐 수 없다.

새머리는 더 이상 욕이 아니다.

새머리는 상허하실을 몸소 체지체능 한 도인의 머리인 것이다.

현대인은 대머리를 추구할 것이 아니라 모름지기 새머리를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