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신년초 기획팀 6년차에 접어든 즈음 회사 각종현안 검토, TFT 운영, 경영계획 등으로 심신이 지치고 스트레스가 가중되던 차에 예전에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호흡곤란 증세에 적지않이 당황하였고 대학병원을 찾은 결과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잦은 음주와 흡연, 과중한 업무로 인하여 심신이 피로하긴 하였지만 꾸준히 운동을 해 왔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아직까지는 건강에 자신감을 가졌던터라 정신적 공황장애 진단은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충격이었고 가족과 주위의 걱정과 우려를 낳았으며, 이는, 스스로에 대하여 너무 관대해왔고 원칙과 규칙이 없는 삶을 산 당연한 결과물이기도 하였다.

한달여 회사를 쉬고 여행을 다니는 한편, 정기적으로 병원치료를 다니면서도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님을 느끼고 고민하던 차에 평소 스치듯 들어왔던 국선도 수련법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게 되었고 때마침 퇴임 후 국선도 대학을 다니셨던 상무님의 소개로 가까운 국선도 도장을 찾게된 것이 지금 여의도 수련원과의 인연의 시작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입문을 했던 터라 원리도 기초도 모른채 다만 사범님의 가르침에 동작을 따라가기도 급급하였지만 선도주를 들으면서 고요히 호흡을 하는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웬지 모르게 평온해지고 아래로 가라앉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수련을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동안 머리와 마음이 상쾌함을 느끼고 가끔이지만 집에서도 선도주를 틀어놓고 자세를 잡아보기도 하고 청산선사님의 과거 라디오 강연자료를 구 해서 듣기도 하는 등 스스로 국선도를 알아가는 내 자신이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공황장애의 증세나 불편한 호흡도 사라지는 등 몸과 정신 그리고 마음이 개선되어감을 느꼈다.

승단 즈음에 점점 더 국선도에 대한 알아가고자 하는 마음과 선배 도우(道友)님들처럼 내공과 실력을 더 키우고 싶은 욕심이 생겨난다. 그리고 나중에는 은퇴하신 상무님처럼 국선도 대학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보고 싶기도 하고 사범의 자격을 따고 싶기도 하다. 불과 6개월 전에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일들이다. 신기할 따름이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처럼,

병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국선도가 내 인생에 전환점을 가져다주는 큰 선물임을, 더디지만 6개월을 수련하는 과정에서 점차 깨닫게 되고 있다. 국선도는 삶의 일부로서 숨을 쉬고 물을 마시고 밥을 먹는 일상의 하나로, 나의 몸과 정신과 마음을 올바르게 이끌 인생의 나침판으로 여기고, 正心, 正身, 正覺, 正道, 正行의 가르침하에 느리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정진하리라 다짐해본다.

心.田.善.化.

2018.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