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련    기

몸은 마음을 반영한다는데, 지난 1월에 갑상선 수술을 받게 되었다.

건강을 과신하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살아온 결과였다.

거울 속의 나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웬 낯선 이가 나를 보고 있었다.

무슨 운동을 해야 할까?

국선도와 시절인연이 닿아서 이제 수련 4개월 째 로 접어 들었다.

60여년간 편할 대로 굳어진 사지 육신을 국선도 운동은 야속하게도 ^^

꼭 반대로만 비틀게 한다.

다리는 처음 그대로 90도 밖에 안 펴지고 조금만 늘여 보려 하면 오금이 당기고-.

손가락으로 몸을 지탱하는 선배 수련인 들이 어찌나 위대해 보이는지.

아직 숨 쉬는 게 제대로 안되니 미용 체조 수준이겠지만,

1년후 달라질 나를 기대하며 열심히 흉내를 내어 따라 하다 보니

벌써 주위 사람들로부터 안색이 좋아 졌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이론적으로는 이해되지만 몸은 따라가 주지 않으니,

이것도 역시 시간이 필요함을 느낀다.

처음에 숨쉬기 할 때는 꼬리뼈 내리면 가슴에 힘 들어가고

가슴에 힘 뺏나 하고 보면 배가 나와 있고 하여

숨쉬기 보다 자세 신경 쓰느라 한참 실랑이를 하곤 했는데 차츰 좋아 질 것으로 기대 한다.

상허 하실 하여 만사 잊고 숨만 쉬라는 선생님 가르침대로 조용한 시간을 갖다 보니,

기질적으로 갖고 있는 긴장성 생활태도도 많이 누그러지고,

무었 보다 내 마음을 잘 살펴 볼 수 있게 되어 좋았다.

수술 후에 의욕저하로 심신이 많이 침체되어 있었는데

조금씩 건강과 일에 대해 의욕과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 기쁘다.

그래서, 감사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한걸음씩 수련에 정진하겠다고 마음 먹는다.

수련의 목적처럼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지닌 사람이 되고,

또한 국선도의 훈처럼 하늘사람의 참되고 올바른 마음으로

도리를 다하여 올바르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다.

수련 첫날부터 따듯하게 옆에서 도와주신 박희옥님께 감사하고,

둔한 초보자를 정성껏 세심하게 지도해 주신 원장님께 깊이 감사 드립니다.

2013년   11월  28일 김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