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 첫 번째 고비를 만나며 먹는 마음가짐

김 창 민

국선도에 입문한 지 어느덧 1년이 되어 가고 있다. 사람이라는 게 처음 문을 두드리던 그 마음이 계속되면 좋겠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이 많이 흐트러져 버린 것 같다. 이를 두고 일과 가정, 그리고 학업까지 병행해 나가야 하는 바쁘고 고된 일상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싶지만, 마음의 변화가 더욱 큰 것 같다.

수련에 임하는 나의 자세는 이렇게 바뀌었다.

먼저 수련에 빠지는 시간이 많아졌다. 처음 몇 달은 정말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곤 새벽 수련 시간을 반드시 지켰다. 그런데 잠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거나, 피로한 느낌이 조금만 들어도 수련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엔 다니던 직장을 나와 이직을 준비하고 있어 새벽수련에 참가를 못하면 오전수련에 참가를 하고 있다.

다음으로 행공시간에 누워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과거에는 누워서 행공을 하더라도 호흡에 집중하고자 노력했던 것 같다. 그런데 호흡에 집중하지 못한 경우도 늘고 있고 동작이 조금만 힘들어도 쉽게 포기하고 눕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도 최근엔 의식적으로 건곤단법에 있는 모든 동작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작은 진전은 보이는 것 같다. 아직 다른 사람들, 국선도 수련을 하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해도 몸이 많이 경직되어 있는 편이긴 하지만, 주위사람들로부터 과거에 비해 보다 유연해 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그것이 힘이 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지금은 수련시간 외에도 스트레칭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시간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새벽시간에 비해 오전시간에 수련을 마치면 몸이 한결 가볍고 산뜻하다. 잠을 더 잘 수 있어서 그런 점도 있겠지만, 오전시간 준비운동은 김내균 국선도 여의도 수련원 원장님이 직접 녹음하신 영상이 방송되는데, 새벽시간에 비해 동작이 더 느리고 길다. 이 때문에 힘이 조금 더 들긴 하지만, 긴장된 몸이 더 잘 풀어지는 것 같다.

사실 처음 국선도의 문을 두드릴 때만 하더라도, 일정기간 수련을 거치면 모든 것이 저절로 좋아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수련시간 중 원장님이 하신 말씀은 이와 달랐다. 수련은 끊임없이 해야 하는 것이며, 어느 단계에 이르면 고비를 만나고 그것을 넘어서야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느라 여러모로 고민하고 있다. 수련을 처음 시작하고 사람들로부터 얼굴이 많이 밝아졌단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공부도 집중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아마 수련이 흐트러진 것도 이때문인 것 같다. 마음이 몸과 생활을 흐트러뜨리는 것이다.

그런데 수련초기 원장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현재, 즉 호흡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사실 나는 다름 사람들에 비해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편이다. 그래서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해야 할 일도 못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그 말씀 그대로 호흡에 집중하며 다른 생각을 떨치고 현재에 집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