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를 시작한 지는 꽤 오래됐다.

하지만 그동안 직장과 개인 사정상 하다 그만두다, 하다 그만두다하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꾸준하게 수련을 하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약 3년간 국선도를 떠나 있다가 최근에 다시 도복을 입게 됐다.

국선도를 하면서 아직까지 어떤 뚜렷한 변화를 체험해보지는 못한 것 같다. 꾸준히 하지 못한데다, 그나마 하는 동안에도 뭔가 빨리 성취하고자 했던 욕심과 조급증이 앞섰던 것 같다. 국선도를 정성들여 하지 못하고 어설피 해온 탓도 크다고 본다.

하지만 기회 있을 때마다 국선도를 찾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국선도를 며칠이라도 쉬게 되면 몸이 굳어지고 나빠지는 것이 쉬이 느껴진다. 그러잖아도 유연하지 않은 몸이 더욱 뻣뻣해지고 구부정해지고 찌뿌둥한 상태도 잦아진다. 또 뱃살도 더 잘 찌는 것 같다. 적어도 수련을 계속 하는 동안에는 몸 상태가 악화되는 것은 막아준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수련 뒤 느껴지는 좋은 기분 또한 국선도를 찾는 또 다른 이유다. 1시간 20분간 준비운동과 행공, 마무리 운동을 하고나면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국선도가 아닌 다른 운동도 정기적으로 하다보면 이런 비슷한 효과가 나올 수는 있겠으나, 국선도처럼 전신을 골고루 풀어주는 스트레칭과 단전호흡이 곁들여진 행공을 조화롭게 할 수 있는 운동(?)은 없어 보인다.

국선도를 다시 하면서 느끼는 건데 국선도는 어렵다. 뻣뻣한 내 몸 상태로는 취할 수 없는 많은 행공자세에 좌절감을 맛보기 일쑤고, 호흡과 마음을 아랫배에 집중해서 자연스럽게 고르기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힘을 빼는 일도 쉽지 않다. 원장님은 서두르지 말고 욕심을 버리라고 누누이 말씀하신다. 이번 승단을 계기로 원장님 말씀을 아로새겨서 꾸준히 수련할 수 있도록 다짐해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