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 수련기

국선도 여의도 수련원

가. 수련 동기

2006년 중반 오랜 직장생활을 떠나 자유인이 되었다. 한현 홀가분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느끼며 40여년 단체생활을 마감하는 감회가 착잡하였다. 자유인(?)이 되면 아무에게도 구속되지 않고 그 동안 해보고 싶은 것, 못해 본 것을 할 수 있다는 기대에 젖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였다. 여러가지 생각도 많았다. 건강을 위해서 규칙적인 운동을 생각하고, 바빠서 못했던 취미생활, 여행 등을 생각하니 그 자체가 즐거움이었다. 아침잠이 없는 나는 새벽에 북한산, 남산, 관악산 등을 등산하고 나서 아침식사, 낮에는 친구들을 만나고 못 다녔던 국내외 여행도 여유있게 계획하고 즐기니 부러울 것이 없고 그 동안 마음은 있었으나 실행하지 못했던 공부도 이번 기회에 하기로 하고 녹음기, 한자 쓰기 등을 준비하게 되었다.

그러나 좋은 것도 잠시 새로운 생활에 적응이 되지 않고 실증과 불만이 생기기 시작하고 짜증과 불안, 초조, 불면증이 생기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반갑지 않고 부담이 되어 충분한 수면을 이루지 못하니 점차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느끼게 되고 이런저런 이상으로 병원을 찾는 횟수가 늘기 시작 한 것이다.

오랜 직장생활 후 건강은 3년이 고비라 했던가? 식욕이 떨어지고 체중도 줄고 위장 등 소화기 계통도 불편하고 종합검진을 받아도 신통한 결과를 얻을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고, 이제는 몸이 불편한 것은 고사하고 마음마저 흔들리기 시작하니 자신감을 잃게 되는 지경에 이르러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조금씩 걱정하던 부정맥(심방조기수축)이 악화되기 시작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지경에 이르러 활동도 자유롭지 못해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을 찾아 정밀검사도 받았지만 병원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니 더욱 해결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부정맥을 극복하는 사람들” Café에 가입하여 여러 정보를 접하게 되고 결국 내가 얻은 결론은 더 악화되면 수술을 피할 수 없겠구나 하는 각오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가장 어려움은 시시각각 불규칙한 심장박동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면 모든 것이 귀찮고 힘이 빠지고 의욕을 잃게 되는 것이었다.

급하면 지푸라기라도 잡으라 했던가? 가까운 인척으로부터 “자연치유건강 연구소”를 소개받아 정기적으로 일주일에 3회 치유를 받은 결과 당장은 상당히 호전된 듯 느꼈으나 조금 지나면 다시 원상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주로 “바른자세 체형교정”, “활력기공” 등을 받으며 기를 받는 훈련을 하였으나 불편하고 효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3개월 만에 중단하였으며 마지막 날에 건강 연구소장이 나에게 국선도를 적극 추천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수소문하여 여의도 수련원을 알게 되어 입문하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수련이 어느덧 6년 2개월이 되었으니 감개가 무량하다.

도복이라고는 처음 입어보고 이런 수련은 육십 평생 처음 접하는 것이었지만 우선은 건강회복이라는 큰 목표를 두고 주로 오후수련시간을 택하였으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였으며 그 결과 지금까지 90% 이상 출석율을 유지해왔다고 자부한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담한 수련장에서 TV 동영상을 보며 따라 하는 것이 지루하기도 했지만, 결국 이렇게 나의 국선도 수련은 시작된 것이다.

나. 중기단법 수련과정과 효과

여의도 수련원 김원장은 국선도를 원칙에 입각하여 수련하여서인지 한 말씀 한 말씀이 확신이 있고 질문에 대한 답이 자신감이 있어 뿌듯하다. 배움에 있어서 스승에 대한 제자들의 굳은 신뢰야 말로 믿고 열심히 수련할 수 있는 기본이라 생각한다. 그럼으로 인해 더욱 발전할 수 잇는 계기가 되었다.

하나하나 자세를 배우며 따라 하는 중기단법 행공이 처음에는 어설프기도 하고 내가 목표로 하는 결과를 달성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수시로 발생하는 부정맥의 괴롭힘, 오전에는 잠잠하다 오후에는 갑자기 일어나는 두근거림, 그러면 다시 자신감을 잃고 방황하는 나, 이것만 치유되면 무엇이던지 할 수 있겠다는 다짐을 수없이 하고 수련을 꾸준히 하였지만 좀처럼 호전 되지를 않았다.

중기단법 행공중에는 조금만 무리하면 곳곳에 근육통이 생기고 때로는 몸살이 발생하여 며칠씩 아플때도 있어 지장을 받았지만, 수련을 통하여 몸을 풀라는 원장님의 말씀에 따라 움직이니 자연히 치유가 되고 이런 수련이 반복되면서 몸의 동작도 유연해지고 균형을 잡게 되는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수련을 하고 나면 기분이 상쾌하고 몸이 유연하며 몸이 가볍고 발걸음도 경쾌하고 숙면을 취하게 되고 소화가 잘되며 식사량이 늘어 혈색이 좋아짐을 느낄 수 있었다.

다. 건곤단법 수련과정과 효과(2009년 11월 11일~2010년 5월 28일)

수련 시작한지 일년이 될때쯤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부정맥이 깨끗이 사라지고 심장박동이 언제 그랬냐는 듯 거의 정상으로 돌아오고 그야말로 날아갈 듯 몸이 가볍고 수련의 효과를 온몸으로 느끼니 더욱 열심히 수련에 임하였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오후 수련을 오전 10시로 바꾸고 기쁜 마음으로 행공을 하니 여러가지 변화가 일어남을 느낄 수 있었다.

건곤단법 행공을 하면 피로가 풀리고 몸이 가볍고 경쾌해지며 손과 발에 힘이 느껴지며 마음이 유쾌하고 또한 등산을 하여도 힘이 솟고 숨이 차지 않으며 손발이 덥고 열기가 높아 겨울에도 이불을 손발에 덮지 않게 되었다.

수도의 규범에는 ㄱ. 신체적 수련, ㄴ. 정신적 수련, ㄷ. 섭생적 수련 더 나아가 ㄹ. 천인묘합의 경지까지 승화하는 규범이 있다고 하나 나는 아직 초보자로 1,2 단계인 신체적, 정신적 수련 까지 만이라도 이해 된다면 만족하기로 하고 행공을 계속하기로 다짐하였다.

건곤단법 행공 중에 여러가지 변화를 직접 느끼고 몸에 일어나니 수련에 참가 하는 것이 즐겁고 보람을 느끼게 되었으며, 수련에 대한 믿음,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행공을 계속 하게 되었다.

“숨의 고삐를 잡고, 몸을 풀어, 마음을 내리니 큰 기쁨일세” 명구를 책상 머리에 붙여 놓고 수시로 바라보니 볼 때마다 더욱 즐겁고 행복함을 느끼며 새벽 운동에도 항상 마음속에 새기면서 운동을 하니 온 몸이 가볍고 경쾌한 발걸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

라. 원기단법 전편, 중편, 후편 과정 수련효과(2010년 5월 28일~2014년 4월 12일)

수련 입문한지 1년 반, 결코 짧지도 길지도 않은 기간이지만 나에게는 큰 변화가 있었으니, 첫번째가 건강을 되찾은 것이고 둘째가 건강에 자신감을 얻은 것이고 세번째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국선도 수련을 계속하면 더 건강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현재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겠다 하는 자신감과 방법을 갖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런 즐거운 마음을 갖고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생의 활력소 임에 틀림없다.

원기단법은 정각도의 육체적 마지막 단련법으로서, 약 4년간 수련하며 전편, 중편, 후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원래 장기간 수련을 요하기 때문에 3부분으로 나누어 효과적으로 수련을 하고 한편으로는 지루하지 않도록 배려한 것 같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단계별로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고, 행공도를 보아도 중복되어 나오므로 나 같은 초보자의 생각으로는 좀 더 연구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아직 수련 초년생인 나는 각 단계별로 정해진 과정을 착실히 따르다 보면 알게 되겠지 하고 믿고 따르기로 했다.

원기단법수련의 정상적인 변화는(주 참고, 국선도 1 청산도사 지음) 1. 질병이 자연 퇴치 되고, 2. 흰머리가 검어지고, 검버섯이 없어지며, 3. 피부에 탄력이 생기고, 4. 체중이 정상화 되고, 5. 마음이 상쾌하고 평화롭다 등 긍정적인 현상이 나타난다고 쓰여 있음을 보고 확신을 갖고 더욱 열심히 하게 되었다. 의문을 갖기 보다는 믿음을 갖고 정신을 집중하여 맑게 가지고 기를 하단전에 집중하고 호흡을 조식하면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인지 원기단법 과정에서 주위 인척 친구로부터 표정이 밝고 혈색이 맑으며 건강해졌다는 칭찬(?)을 많이 듣게 되니 큰 즐거움이 되었으며 수련의 활력소가 되었다.

또한 이전 수련 과정에서는 호흡이 중요하다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행공하였으나, 원기단법에서는 호흡이 전부 다 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누구나 천지의 자연 조화로 부모님의 정기를 받고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생명을 이어 나가는 데는 첫째는 입으로 먹는 것이요, 둘째는 코로 마시는 공기요, 셋째는 적당한 운동이다. 이 세가지를 잘 조화만하면 건강하고 충실한 생명체이다. 그러나 반대로 조화시키지 못하면 병이 된다. 그러나 나는 둘째 코로 마시는 공기 즉 호흡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건강 유지 필수 임은 물론 호흡을 의식하며 체계적으로 하면 최상의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으며, 앞으로 모든 행공은 온 신경을 호흡에 두고 힘을 빼고 부드러운 동작으로 수련에 임하여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마. 종합

중기단법에서 씨뿌리고 건곤단법에서 가꾸고, 원기단법에서는 보살펴주고 앞으로 진기단법에서는 여물어 가야 된다는데, 지금까지 수련을 되돌아 보면 부족함이 많아 나 자신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이번 축기 과정에서는 이런 부족한 것을 되돌아보고 복습하는 자세로 임하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시 하면서 되돌아보는 기간으로 삼았다. 기본자세부터 중기단법, 건곤단법, 원기단법 등을 행공하니 그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것이 보이고 오히려 더 큰 배움이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과정이었다.

6년여 동안 국선도 수련을 해오면서 가장 큰 변화는 육체적으로 취약했던 부분이 호전되어 불편한 점이 해소되고 생활하는데 자신감이 생긴 것과 또한 앞으로 건강을 찾고 유지할 수 있는 길을 터득했다는 것이고, 더불어 정신적인 안정을 찾고 더욱 꾸준한 수련을 통하여 나보다는 우리, 나만의 이익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홍익인간이 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오늘도 정심, 정시, 정각, 정도, 정행의 훈을 제창하면서 심신의 단련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