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 수련기

2014년 12월 29일 김 철인

매년 이맘 때쯤이면 시간이 빨리 간다고 말을 하곤 했었는데, 금년에는 나에게 시간을 더디게 하는 일이 생겼다 바로 국선도다. 매일 1시간 20분씩 하는 운동 시간도 그렇지만, 준비체조 행공 정리체조로 이어지는 수련이 단순해 보이지만 만만치 않는 과정이었다.

특히 척추 전방전위증이라는 요통이 재발되면서 체조시간의 몇 가지 동작과 같은 자세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기공시간에는 많이 힘들었다. 4개월만에 승단시험에서 흰띠에서 벗어 낫을 때 감회는 젊을 때 다른 운동으로 검은 띠를 받았을 때와는 정말 달랐다. 심신을 건강하게 하면서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을 접할 기회를 가지게 되어서 기쁘다.

짧은 기간이지만 국선도 수련을 통해서 몇 가지 느낀 점이다.

첫째, 올바르지 못한 자세로 몸이 굽어 있고, 비틀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장 편한게 좋아 팔자걸음을 걸으면서 골반이 뒤틀려 있고, 식탁에서 팔을 기대면서 등이 굽고, 컴퓨터를 하면서 목이 앞으로 굽어 있었다. 굳어있는 자세 때문에 여러가지 통증이 생기는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문제를 발견한게 된 것이 다행이다. 오랫동안 굳은 자세가 바르게 될 수 있을까 의구심은 있어지만 수련을 통해 몸이 유연해지고, 고관절 통증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또한 원장님의 격려의 말씀으로 몇 년 후의 바른 자세의 몸을 꿈꾸면서 수련에 임하고 있다.

둘째, 평소에 헬쓰, 등산, 수영 등으로 건강관리를 하였지만 꾸준히 못하고 직장에서 스트레스로 체력이 많이 저하되어 있는 것을 느꼈다. 특히 나이들면서 옛날 같은 체력회복이 어렵겠구나 하는 회한이 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매일 매일 수련으로 단전호흡도 조금씩 되면서 어릴 때 많이 봤던 무협지에서처럼 점차 내공이 쌓이는 것을 느낀다. 평소에 걷기와 간단한 근육 운동만 보강하게 되면 평생 육체적인 건강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셋째, 오랜 직장생활에 따른 잡념과 근심이 많았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떄도 집중을 못하여 초점을 놓치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단전호흡을 배우면서 모든 것을 호흡에 집중함으로써 잡념이 많이 없어졌다. 운동 시작할 때 마음이 혼란한 떄가 있지만 끝났을 때쯤 되면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낀다. 평소 불교 참선에 관심이 있었는데, 성철스님의 3천배 효과처럼 수련을 하다 보면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마음이 비워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기공 중에 잡념이 많이 없어졌지만 아직 완전히 몰입을 못 하고 있다.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따분하고, 힘들고, 재미가 없으면 시간이 더디게 간다고 한다. 하지만 힘든 과정을 계속하면 자기도 모른 사이에 변하고 성장해 있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번 국선도도 그럴 것이라 믿고 새해에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