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체험기

서현아

이제 국선도를 배운 지 5개월 정도가 지났습니다.

시작한 지 두 달이 좀 넘은 시기였던 것 같은데, 감기와 비염 증상이 생겼을 때 원장님께서 ‘안 주던 자극을 갑자기 주니 몸이 그걸 이겨내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말씀해주셨던 게 생각납니다. 국선도 선배인 시어머니께 말씀드리니 ‘그렇게 계속 아프면서 또 좋아지는 거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아직 때가 오지 않은 건지 모르겠지만 그 시기가 지난 후로 특별히 아프거나 한 적은 없어 의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다시는 그런 게 안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사이, 지도자 과정 수련까지 하게 되어 그런지 몸이 더 좋아진 것을 느낍니다. 저는 7년쯤 전에 1년 반 정도 요가를 배운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국선도를 시작하며 유연하다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그 덕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몸을 만들었던 것이 아직 남아 있어서, 그때 배웠던 것을 몸이 뻐근할 때마다 조금씩 써먹으며 풀어줬기 때문에 원래는 뻣뻣했던 몸이 유연하다는 얘기까지 들을 정도가 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년 넘게 요가를 배우면서도 하지 못했던, 그래서 평생 하지 못할 줄 알았던 앞뒤로 다리 찢기를 국선도를 배운 지 5개월 만에 성공하고 보니 이 국선도라는 게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좌우로 다리 찢기와 다리를 찢은 상태에서 상체를 숙여 바닥까지 닿는 것도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한창 요가를 배웠을 때보다 더 잘하게 되었습니다. 겨울이면 항상 차가웠던 손발도 많이 따뜻해져서, 날이 추워지면 어김없이 ‘남편 난로’로 연명했던 지난날과 달리 이제는 오히려 제가 남편 손을 데워줄 때도 있습니다.

스스로 평가하기 좀 민망한 부분이긴 하지만, 심적으로도 조금이나마 더 성숙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긴장되거나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마다 호흡에 집중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쓰면서 이전보다는 긴장감을 표출하거나 화를 내는 일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얼굴에 열이 올라 씩씩거리는 일이 없어졌고, 실수도 줄어든 것 같고, 하고 싶었던 말이나 행동을 들뜬 기분 때문에 하지 못하는 일도 줄었습니다.

반면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도 느낍니다. 우선 단전행공을 하는 것이 좀 힘듭니다. 배운 대로 호흡에 집중하려고 애쓰고 있긴 하지만, 제가 단전호흡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고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가 많습니다. 아직 요추 쪽이 많이 굳어 있어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행공을 하며 척추를 바로 펴려고 하면 명치 쪽에 힘이 들어가고, 명치 쪽의 힘을 빼려고 하면 어깨가 굽어지고, 어깨를 펴면 명치 쪽에 다시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 들 때도 많습니다. 초반에는 원장님께 몸에 힘 빼는 걸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는데, 지금은 그게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어깨를 젖히지 않고 서혜부만 앞으로 내미는 자세도 잘 안 됩니다.

원장님께서 조급한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많이 말씀하셨는데, 조금이라도 빨리 더 잘하게 되고 싶은 욕심은 아직 버리기가 힘듭니다. 단기간에 많은 변화를 겪어 더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그저 조급한 마음을 버리는 일과 꾸준히 수련하는 일에 힘쓸 테니, 앞으로도 원장님께서 잘 가르쳐주시고 이끌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