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국선도 수련기

김보화

국선도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로 거슬러 갑니다. 존경하던 은사님의 다부지고 맑은 모습은 학생들에게 선생님은 ‘무언가 다르다’라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늘 본인은 국선도로 수련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고 졸업하던 날 저에게도 대학에 가면 반드시 국선도를 배워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국선도를 배운지 4개월에 들어가는 지금, 저는 10년 전 그 때 국선도를 시작했었더라면 나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을까하는 의문에 큰 아쉬움을 느낍니다. 아마 더 큰 꿈을 꾸며 조금 더 대범하고 진취적으로 살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습니다. 직장에 출근을 하다 휴직을 한 뒤, 아이를 낳고 집안일에 파묻혀 지내는 생활이 반복되었습니다. 항상 많은 사람을 만나고 여럿이 함께 일하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라 긴 휴직기간 동안 저는 심한 공허함을 느끼게 되었고, 아이를 키우는 일에 지쳐 몸을 돌보지 않은 탓에 건강도 많이 쇠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번뜩 국선도를 권하셨던 선생님의 말씀이 머리에 울렸습니다.

친절하고 차근차근 가르쳐주시는 사범님 덕에 수련을 오는 것은 즐거웠습니다. 처음엔 운동 신경이 없는 워낙 뻣뻣한 몸이라 쉽게 포기 하게 될 까 걱정이었는데 ‘자기 속도에 맞추어’ 할 수 있어 부담이 없었습니다. 일주일 정도 지나자 가슴이 답답했던 것이 많이 풀렸고 차갑던 손도 조금씩 따뜻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동작은 어렵고 이것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조차 못했지만 차츰 유연해지는 몸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피로감을 크게 느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이면 피로감에 몸이 무거웠는데 요즘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몸이 가뿐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상쾌한 기분을 느낍니다. 또 항상 뻐근하던 어깨도 모르는 사이 통증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어깨 통증은 그냥 어쩔 수 없이 모두가 느끼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깨가 전혀 아프지 않으니 신기합니다.

또한 예전 보다 마음이 여유로워졌는지 사람들로부터 밝아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같은 상황에 처해도 스트레스를 다른 사람보다 많이 느끼는 성격이었는데 요즘에는 스스로도 내가 좀 편안해졌구나 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아이에게도 국선도를 시작한 이후에는 거의 한 번도 화를 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도 풀리지 않는 부분이 더욱 많습니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손발이 차고, 골반 균형이 맞지 않아 허리가 아프기도 합니다. 동작을 따라하는데 있어 좌절을 느끼기도 하고 (신법등의 동작은) 감을 잡지 못할 때가 더욱 많습니다. 사범님께서 몇 번을 바로 잡아 주셨는데도 여전히 호흡 동작은 어설픕니다. 머릿속에 호흡만을 생각해야 하는데 잡생각들이 떠나지 않을 때도 많아 부끄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수련은 긴 세월동안 나의 생을 함께 갈 친구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배우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그리고 적극적인 실천으로 수련에 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동작 한 동작 끊임없이 가르쳐주시고 도와주시는 사범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주시는 정성만큼 성장하지 못해 항상 죄송할 뿐입니다. 앞으로는 매일 지각하는 이 버릇부터 고치도록 힘써보겠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