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국선도 수련 체험기

2013년 2월 18일

국선도 여의도 수련원

심 훈

 제가 처음 국선도 여의도 수련원의 문을 연 것은 작년 2월 14일, 꼭 일년 전이었습니다. 3년간 은행에서 자산 운용 업무를 담당하면서 숫자에 일희일비하고, 항상 신경이 곤두선 상태로 하루 하루를 보내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몹시 지쳐 있을 때, 문득 화랑대 수련원에서 꾸준히 국선도를 수련하시던 부모님의 권유가 생각이 났습니다. 이런 간곡한 권유에 호기심이 생겼고, 몸뿐 아니라 지쳐 있는 저의 마음을 치유해 보자는 굳은 결심을 갖고 또래의 친구들처럼 헬스클럽을 등록하는 대신 저는 기꺼이 국선도 수련을 선택 하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수련을 시작하고 나자, 처음 기대나 결심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우선 새벽 시간에 일어나서 졸린 눈을 비비며 지하철을 타는 것이 쉽지 않았고, 행공 시간에는 들쑥 날쑥한 저의 호흡을 차분히 가다듬는 것은 너무도 어려웠으며 굳어 있는 몸은 도무지 유연해질 기미 조차 보이질 않았습니다. 특히 수련원장님이 발가락을 밟을 때면 눈물이 쏙 빠지기도 했습니다. 단지 준비동작이나 정리동작 때 굳어 있는 몸을 스트레칭하면서 느끼는 개운한 기분으로 하루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런 하루 하루가 쌓이자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 몸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서 있는 자세에서 손가락이 바닥에 닿는가 하면, 행공 시간에 집중력도 꽤 향상되었고 거칠었던 호흡도 조금씩이지만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잦은 야근과 술자리에 꾸준한 수련을 하지 못했던 저였지만, 점점 더 이 수련이 저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은 절실해져 갔습니다.

이제 며칠 뒤면 건곤단법으로의 승단 시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뻣뻣한 몸에 잡생각 투성이인 마음에다가 중기단법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초보자 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승단 시험을 좀 더 저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도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보다는 단지 아침 수련을 일상의 구심점으로 삼아 삶의 리듬을 만들고, 호흡을 통하여 마음을 차분히 다스려 제 자신과 주위를 화목하게 할 수 있으면 참으로 감사하고 다행스럽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한 국선도가 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책임지는 평생의 동반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하여 봅니다.